늦여름 가족 캠핑으로 충남 예산의 팜앤투어 캠핑장에 다녀왔습니다. 사과나무와 배나무가 있는 농장에서 한적하게 텐트를 치고 고기를 구워 먹었습니다. 다만 밤부터 바람이 거세져, 태풍 힌남노 소식에 맞춰 2박 계획을 1박으로 줄였습니다.
이번 캠핑에서 기억에 남은 것은 세 가지입니다. 생각보다 달았던 배, 아직 서툴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텐트 설치, 그리고 더 머물고 싶어도 일정을 접어야 했던 아쉬움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시작한 캠핑이 또 하나의 가족 기록으로 남았습니다.
캠핑을 망설이던 아빠가 텐트를 치기까지
처음부터 캠핑을 좋아했던 것은 아닙니다. 군 시절 훈련에서 지낸 텐트 생활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지 않아, 밖에 나가 다시 텐트에서 자는 일에 거부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결혼하고 아이들이 생기니 제 뜻과 상관없이 캠핑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이왕 시작했으니 제대로 즐겨 보려고 합니다. 캠핑을 다녀오는 데서 끝내지 않고, 어디에 갔고 무엇을 했는지도 기록해 두려 합니다. 아이들이 자랐을 때 함께 보면서 가족이 보낸 시간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말입니다.
사과 과수원 안에 있는 팜앤투어 캠핑장
이번에 찾은 팜앤투어는 충남 예산군에 있는 오토캠핑장입니다. 이름처럼 농장 안에 캠핑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사과 과수원이 이어지는데, 직접 보니 제법 넓었습니다.

캠핑 사이트 주변에는 배나무도 심어져 있었습니다. 텐트를 치는 자리와 과수원이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나무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구성이었습니다. 사과 농장과 배나무가 함께 있는 풍경이 이 캠핑장의 특징입니다.
나무에 달린 배를 마음대로 따면 안 됩니다. 캠핑장님께 말씀드리니 배를 따는 방법을 알려 주시고 몇 개 가져가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배 모양이 예쁘지는 않아 큰 기대 없이 먹었는데, 생각보다 무척 달았습니다.
서툰 텐트 설치 뒤에 먹는 고기
캠핑장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텐트 설치입니다. 아직 초보 캠퍼라 텐트 하나를 치는 데도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래도 캠핑을 다닐수록 조금씩 나아지는 중입니다. 이번에도 텐트를 무사히 세우고 나서야 식사를 시작했습니다.

새로 생긴 데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캠핑장이라 빈자리가 많았습니다. 덕분에 한적하게 캠핑을 즐겼습니다. 텐트를 설치한 뒤에는 바로 고기를 구웠습니다. 캠핑장에 와서 먹는 식사에는 역시 구운 고기가 빠질 수 없습니다.

핑크색 관리동과 아이들 놀거리
캠핑장 안쪽으로 쭉 들어가면 마지막에 핑크색 건물이 보입니다. 이곳이 관리동이고, 매점도 함께 있습니다.

관리동 앞에는 수영장이 있었지만 사진은 찍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방방이는 두 개가 있었습니다. 과수원과 수영장, 방방이까지 갖추고 있어 가족 단위 캠핑을 염두에 둔 구성이 느껴졌습니다.

아이들과 캠핑을 다니다 보니 텐트를 치는 공간만큼 놀거리에도 눈이 갑니다. 이곳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시설이 모여 있었습니다. 가족 캠핑이 많아지면서 캠핑장도 아이들을 중심으로 바뀌는 것 같습니다.
깨끗했던 공용시설과 길쭉한 사이트
개수대와 샤워장, 화장실이 있는 건물은 캠핑장 안에 두 동이 있었습니다. 신설 캠핑장이라 시설이 깨끗했습니다. 건물마다 전자레인지도 두 대씩 놓여 있었습니다.

샤워실은 24시간 이용할 수 있었고, 공용시설 건물은 캠핑 사이트와 거리가 있었습니다. 텐트가 있는 자리와 씻는 공간이 나뉘어 있는 구조였습니다. 시설을 둘러볼 때는 이런 배치도 함께 보게 됩니다.

사이트는 세로 방향으로 길었지만 폭은 좁았습니다. 텐트 앞에 차를 세우면 다른 차가 지나갈 공간을 막게 되는 구조였습니다. 길이만 보고 넓다고 생각하기보다는 텐트와 주차 공간을 함께 봐야 하는 자리였습니다.
같은 캠핑장 안에서도 나무 그늘이 있는 사이트와 없는 사이트가 나뉘었습니다. 나무가 없는 자리는 무척 더웠습니다. 늦여름 캠핑에서는 사이트 크기뿐 아니라 그늘이 있는지도 차이가 컸습니다.
불멍으로 마무리하려던 밤에 거세진 바람
저녁 식사를 마친 뒤에는 불멍을 했습니다. 시원한 맥주와 함께 캠핑 첫날을 마무리하려는데 바람이 무척 강하게 불었습니다. 다음 날부터 태풍 힌남노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원래는 2박을 계획하고 왔지만 1박으로 마무리하기로 했습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상황에서 텐트를 무사히 철거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비에 젖은 텐트를 가져가 정비하는 일도 아직 초보인 제게는 부담이었습니다.
하루를 더 머물고 싶은 마음과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는 일은 달랐습니다. 텐트를 치는 데도 시간이 걸리는 만큼, 태풍의 비바람 속에서 철수하는 상황까지 맞서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계획한 날짜를 채우는 것보다 일정을 줄이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아쉬운 하루를 접고 다음 캠핑을 기약하며
다음 날에는 여유를 두고 짐을 정리했습니다. 그래도 2박을 생각하고 온 캠핑을 하루 일찍 끝내려니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도 무척 아쉬워했습니다.
과수원에서 맛본 달콤한 배와 고기를 구워 먹던 시간, 한적했던 캠핑장 풍경은 그대로 남았습니다. 더 머물지는 못했지만 안전을 우선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과 다음 캠핑을 기약하며 팜앤투어에서의 늦여름 캠핑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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