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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밍 일지

클라이밍 8주 차, 퇴근 후 취미가 된 이유와 암장 에티켓

by 취미만부자 2022.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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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밍을 시작한 지 두 달이 됐습니다. 퇴근하고 암장에 갈 시간이 기다려지고, 풀지 못한 문제가 집에 와서도 머릿속을 맴돕니다. 이렇게까지 빠져든 운동이 있었나 싶습니다.

8주 차에 느끼는 재미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문제를 풀 때마다 생기는 성취감, 함께 운동하는 사람들의 응원, 그리고 막힌 동작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 재미입니다. 몸이 좋아진 느낌도 반갑지만, 무엇보다 운동하러 가는 시간이 즐거워졌습니다.

회색 선반 위에 놓인 버건디색 암벽화와 베이지색 초크백, 검은 수첩

다시 암장으로 향하게 만드는 장비와 공간 · 설명용 AI 제작

퇴근 후의 시간을 기다리게 된 이유

직장 생활을 하면서 퇴근 후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는 날이 많았습니다. 이대로 보내기 싫어 헬스를 등록해 보기도 했지만 금방 지루해졌고, 오래 이어 가지 못했습니다. 운동이 필요하다는 생각만으로는 꾸준히 다니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클라이밍은 달랐습니다. 암장에 가는 일이 해야 할 운동보다는 하고 싶은 놀이에 가까웠습니다. 운동하러 간다기보다 놀이동산에 가는 느낌이라는 말이 제 마음에 더 잘 맞습니다. 오늘은 어떤 문제를 풀 수 있을지 생각하며 가게 됩니다.

퇴근 후에 기다려지는 일이 생겼다는 것이 좋습니다. 억지로 시간을 채우는 대신 좋아하는 일에 시간을 쓰게 됐습니다. 클라이밍이 제 생활의 낙이 됐다는 말이 과장이 아닐 정도입니다.

문제 하나를 풀었을 때의 성취감

클라이밍에 빠진 가장 큰 이유는 성취감입니다. 직장에서는 이런 기분을 느끼지 못한 지 오래라고 생각했는데, 암장에서는 문제 하나를 풀 때마다 분명한 기쁨이 있습니다. 끝내 풀었을 때의 희열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등산도 정상에 오르면 성취감을 느끼지만, 제게는 그곳까지 가는 시간이 길게 느껴집니다. 클라이밍에서는 눈앞의 문제에 집중하고 결과를 바로 마주합니다. 그 과정이 제 성향과 잘 맞는 것 같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운동하던 사람들이 응원을 보내 주는 순간도 좋습니다. 혼자 문제를 푸는 듯해도 완등의 기쁨을 함께 나누게 됩니다. 그 응원이 더해지면 다음 문제도 해 보고 싶은 마음이 커집니다.

성취감과 함께하는 시간, 계속되는 호기심을 정리한 클라이밍의 즐거움 안내표

두 달 동안 클라이밍에서 느낀 세 가지 즐거움 · 직접 제작

못 푼 문제는 암장 밖에서도 이어집니다

풀지 못한 문제가 있으면 암장에 다시 가기 전까지 무브를 생각하게 됩니다. 운동이 끝났다고 관심까지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머릿속에서 움직임을 떠올리다 보면 다시 벽에 붙어 보고 싶어집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더 잘하고 싶습니다. 필요한 능력을 연습해서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고수가 되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지금은 마음처럼 되지 않는 동작도 많지만, 그만큼 해 보고 싶은 것이 남아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집 근처에 암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자주 가고 싶은 마음에 비해 가까이에서 운동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제 평생 운동이자 취미가 되지 않을까 싶을 만큼 클라이밍이 좋아졌습니다.

운동하고 이야기 나누는 것까지 하나의 놀이

암장에서는 클라이밍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과 수다를 떨고 음료를 마시면서 무빙 이야기를 나눕니다. 문제를 풀던 시간과 쉬면서 이야기하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혼자 운동량만 채우고 돌아오는 것과는 다른 즐거움입니다. 같은 문제에 관심을 두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운동과 교류가 함께 있으니 암장에 가는 일이 더 기다려집니다.

다만 여러 사람이 함께 쓰는 공간이다 보니 서로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보입니다. 다른 암장에 다니면서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동선이 겹치거나 위험한 장면도 봤습니다. 재미있게 운동하려면 에티켓도 함께 지켜야겠습니다.

민트색과 노란색 홀드가 붙은 벽 아래로 비어 있는 파란색 매트

등반자의 아래와 낙하 공간을 비워 두는 장면 · 설명용 AI 제작

출발 전에는 루트와 매트부터 살핍니다

풀고 싶은 문제가 있어도 주변에서 누가 오르고 있는지 먼저 봅니다. 다른 사람의 루트와 겹친다면 기다리는 동안 루트 파인딩을 하며 순서를 생각합니다. 빨리 출발하는 것보다 서로의 움직임이 겹치지 않는 것이 먼저입니다.

매트는 쉬는 자리가 아닙니다. 벽에서 떨어지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아래에 앉거나 누워 있지 않습니다. 시도를 마친 뒤에도 다음 사람을 위해 공간을 비우고, 휴식은 등반 구역 밖에서 하는 편이 좋습니다.

여러 명이 한 문제에 모여 계속 시도하다 보면 다른 사람은 그 구역을 쓰기 어려워집니다. 함께 문제를 푸는 재미가 크더라도 한쪽을 오래 독점하지 않고 차례를 나누면 모두 편하게 운동할 수 있습니다.

루트 확인과 매트 비우기, 차례 나누기와 안전한 촬영을 정리한 암장 에티켓 표

함께 쓰는 암장에서 지킬 네 가지 약속 · 직접 제작

완등 영상도 좋지만 이동과 촬영은 안전하게

어려운 문제를 완등하고 영상을 확인했는데 다른 사람에게 가려져 있으면 속상합니다. 다시 시도해도 성공할 자신이 없을 때는 아쉬움이 더 큽니다. 그래서 촬영 중인 카메라 앞을 지날 때도 서로 조금씩 살펴 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고 카메라를 피하려고 다른 등반자의 아래로 들어가서는 안 되겠습니다. 이동할 때는 오르는 사람과 낙하 공간을 먼저 보고, 촬영 장비도 통행과 착지를 방해하지 않는 곳에 둬야 합니다. 영상보다 다치지 않고 운동을 마치는 것이 우선입니다.

부산 원정 다음에는 첫 자연암벽입니다

이번 주에는 클라이밍 센터 사람들과 부산 웨이브락으로 원정을 다녀왔습니다. 정신없이 클라이밍을 하다 보니 공간 이곳저곳을 사진으로 남긴다는 것을 잊었습니다. 볼더링 영상만 계속 찍게 됐습니다.

성장 기록에는 실패한 시도도 남기고 싶습니다. 잘된 장면만큼 아직 풀리지 않는 움직임도 제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곳에서 운동하는 재미는 앞서 다녀온 첫 볼더링 원정에 이어 이번에도 느꼈습니다.

부산 웨이브락 원정과 실패한 시도, 첫 자연암벽 계획을 담은 8주 차 성장 메모

이번 주 경험과 다음 도전을 나눈 성장 메모 · 직접 제작

다음 주에는 처음으로 자연암벽에 도전합니다. 설레면서도 긴장됩니다. 더 열심히 연습해서 잘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두 달 동안 운동의 재미를 알려 준 클라이밍이 다음에는 어떤 경험을 안겨 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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